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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5/08 23:59

1.

반전이 있는 영화를 볼 때, 반전의 내용을 알고 관람하는가 아닌가는 그다지 중요한 게 아니다. 그 영화가 반전을 중요시하는 영화라는 사실조차 모르는 게 좋다. 그래야 영화를 관찰하지 않고, 감상할 수 있게 된다. 영화에 온전히 빠져들지 못한 채 상영 시간 내내 "어디서 반전이 나올까?", "혹시 이게 반전 아닐까?" 따위의 생각을 하고 있다면 모처럼 비싼 돈 내고 영화관에 간 게 아까워지지 않나. 기껏 반전의 장면에 가서도 시시하다거나 기발하다는 식으로 반전 자체에 대해 채점이나 하게 되겠지.



2.
'나는 가수다 2'가 그렇다. 경연이라는 조건 때문이겠지. 마치 반전이 있다고 선언한 영화를 관람하는 것과 같다. 음악을 감상하기보다는 누가 잘하고 누가 못하나, 그들의 창법은 어떠한가, 전조의 마디는 자연스러웠나, 믹싱은 또 어떠한가? 따위에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다. 물론 모두가 그렇다는 건 아니고 - 요새는 이 문구를 추가하지 않으면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 어쩌고 하는 전가의 보도를 휘두르는 사람이 많아서리.

아무튼, 그래서 사람들 사이에 온도 차가 생긴다. 방송이 끝난 뒤 두성이 어쩌고 흉성이 어쩌고 떠들어대는 사람과 그딴 거 몰라도 음악만 잘 듣더라 하는 사람 사이에 생기는 온도 차 말이다. 음악은 즐기는 것이라는 관점에서 생각해 보면, 과연 누가 더 큰 손해를 보는 걸까?

모르지 뭐. 난들 알리오. 각자의 방법으로 즐기면 그만이니까. 낄낄. 이게 내 글의 반전이오.



3.
그러니까 말입니다. 예술을 즐기는 방법이야 제각각이지 않겠어요? 몇 줄 시를 놓고서도 낭독하는 맛을 즐기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시대상에 비추어 작가의 상황에 비추어 당시 문단의 경향에 비추어 시를 분석해 가며 텍스트의 확장 행위를 즐기는 사람도 있는 법. 어느 쪽이 더 낫고 못하다를 따질 문제가 아니라 그냥 서로 다르게 즐기는 것일 뿐이다.

그런데 왜 서로 다투나. "이 음악의 음 자도 모르는 놈!", "예술을 놓고 분석질이나 하고 있는 놈!" 하며 서로 삿대질과 고함을 나누는 모습이 우습다. 돼지국밥 한 그릇을 시켜 먹어도 순대 좋아하는 사람이 있고 수육 좋아하는 사람이 있고 그냥 시원한 국물 맛에 먹는 사람이 있는데 그들끼리도 싸워야겠나. "이런 순대 맛도 모르는 놈!", "순대국밥도 아닌데 순대가 왜 중요해!"라면서?



4.
사설이 길었다. 본격적으로 감상문을 시작해 보자. 어디서 보니까 블로그 게시물에는 사진이 들어가는 게 좋다더라. 그래서 하나 끼워 넣고 간다.

지나치게 이쁘잖아





5.
좋았던 무대는 이은미와 이수영. 아쉬웠던 무대는 이영현, 박미경. 걱정스러웠던 무대는 백두산. JK김동욱은 그냥 김동욱이네 느낌.

너무 성의가 없는 감상이라고요? 예, 성의가 없습니다. 사설이 길어도 너무 길었어요. 귀찮아졌거든요. 그럼 이만. 안녕.

Posted by 打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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